색시 배 속에 아기가 생긴 날, 하필이면 먼먼 나라에서 전쟁이 터진다. 그리고 색시의 남편은 어쩔 수 없이 전쟁에 나간다. 색시 몸속의 아기가 점점 자라 색시의 배가 커다랗게 불러올 때쯤, 색시의 남편은 죽은 채로 커다란 상자에 담겨 돌아온다. 남편을 잃은 슬픔 때문에 울고 또 울고, 자신의 아픈 가슴을 연신 손으로 쓸어내리는 색시. 어느 날, 색시의 손은 더 이상 색시의 아픈 가슴을 만지기 싫다며 스스로 떨어져 나와 떠나버린다. 색시의 손이 색시한테서 도망친 그날 밤, 색시는 아기를 낳는데…. 색시의 아픈 눈물 때문일까? 깊고 깊은 한숨 때문일까? 아기의 모습이 폭삭 늙은 할아범이다. 손 없는 색시와 할아범 아기는 남은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색시는 다시 손을 찾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