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문을 열고 눈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바람이 불어와서 온몸이 순식간에 얼었다. 머리카락도 다 얼었다. 마치 어제 꾸었던 꿈처럼 온몸이 다 얼음이 되는 것만 같다. 나는 로봇처럼 다리를 움직이며 앞으로 걸어갔다. 얼음물에 담갔다가 다시 꺼낸 것처럼 공기가 차가워서 숨을 못 쉬겠다. 숨을 한 번 들이마시면, 창자까지 얼어붙는 것 같아서 토하고 싶어진다. 지금 하늘과 땅은 하나가 되었고 언덕이 보이지 않는 앞쪽에는 넓은 산이 생긴 것 같다. 관목 숲은 모두 눈으로 덮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