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망과 파격으로 기록된 생의 순간들 새로운 시대를 열어갈 시집을 소개하는 「문예중앙시선」시리즈 제2권 『벌레 11호』. 신춘문예로 등단한 여정 시인이 자신만의 색으로 그려낸 작품을 소개한다. 세련되었다기보다는 극단적이고, 구성적이라기보다는 파상적인 시적 주체를 통해 변덕스러운 ‘우연’이 가득한 세상을 그려내고 있다. 특히 부정적인 세계 인식을 넘어서 라이트모티프처럼 시적 주체의 아주 구체적인 삶의 세목들에 매 순간 간섭하면서 특유의 환상적이고도 자폐적인 무늬로 거듭난다. 크게 4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비참한 현대를 살아가는 이들의 삶을 참혹하고 가혹하게 그려내고 있다.